술 주정이 생겼다 ...그리고 현재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부터다. 평소에는 바쁜 생활에 치여 할머니가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지내다가도 술 한잔 마실 여유가 생기면, 그리고 취할 때까지 마실 경우 주체할 수 없이

할머니와의 추억이 떠올라 괴롭다. 그리고 나는 운다. 벌써 두 번째.


사실,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나는 내가 이리 되리라는 것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지.

내 인생에서 가장 슬픈 이벤트가 있다면 그건 할머니와의 작별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의 존재를 대신했던 할머니의 부재는 내게 너무나 크다. 나는 너무나도 어리석게도 그녀가 

천년만년 건강하게 내 옆에 있을 줄 알았다. 이미 장성하였지만 멍청한 손자는 기차가 떠난 후에 이렇게 

울면서 열심히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할머니.  


서른이 훌쩍 넘어 생긴 주사는 나를 너무 당혹스럽게 한다. 다음날 이렇게 부끄럽고 미안한 기억이라니.

차라리 모든 것이 기억나지 않으면 좋을텐데.

술을 줄여야겠다.

오랜만의 외출 ...그리고 현재

블로그를 시작했던 것은 대단찮은 계기였다. 나는 그 당시 연인과 이별했던 때였고,
질풍노도와 같은 시기를 보내고 있었으며 매일을 술로 지새고 있던, 그런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생각이 없는 블로그' 를 접하게 되었고, 나도 블로그를 가지고 싶다. 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한창 폭발하고 있던 나의 감수성을 블로그에 쏟아 붓기로 하여, 블로그 이름은

'그녀를 추억하기 위한 블로그'

가 되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주소 역시 그녀의 이니셜에서 따 온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간은 10년 가까이 흘렀고, 나는 철없던 20대에서 여전히 철없는 30대가 되었다.
서로 덧글로 안부를 주고받던 레진사마는 이미 내가 손이 닿지 않는 세계에 사는 사람이 되었고,
수많았던 이웃들은 빈 블로그만 남겨둔 채 돌아오지 않고 있으며,
그녀는 결혼한 지 오래 되었고 나 역시 그녀에 대한 기억은 희미하기만 하다.

책을 읽지 않은 지 오래 되었고, 글 역시 마찬가지다. 블로그 이름은 바뀌고 글의 주제도 바뀌지만
그래도 블로그는 남아있었다. 보는 사람도 없을 것이고 정기적으로 글을 쓰지도 않겠지만
이렇게 내 자신에게 돌아왔음을 알린다.


우연 ...그리고 현재

2년 전, 네가 나에게 이별을 말하고,


6개월 전, 다시 내게 만남을 제의하고,

 

2년 전, 난 네게 울면서 매달리고,


6개월 전, 난 그 제의를 거절했던.


그 자리에서 난 다른 여자에게 나의 사랑을 말했어.
인생 참 아이러니하지 않니.


소년들의 사랑

어느날이었습니다. 저는 평소와 다름없이 컴퓨터의 전원을 켰습니다. 그런데 바탕화면에 못보던
폴더가 눈에 띄는 것이었습니다. 한눈에도 제 동생이 만들어 둔 폴더라는 것을 알 수 있는것이,
"덕후(가명)씨폴더♡"라고 써있는데 모를리가 있나. 호기심에 열어본 폴더에는.....


[Cobra]열라 귀엽게 생긴 소년이 친형과.avi 라는 파일이 있었습니다.


그래, 그것은, 그것이었습니다. 어쩜 제목도 저리 노골적이니. 마치 제가 야동을 다운 받을때
자주 보는 "[강추]초A급 졸라 이쁜고 슴가큰여자 대담하게 떡침" 같이 친숙하게 유혹하는
제목이었습니다. 마우스를 잡은 손이 떨렸습니다. 한참을 고민끝에 전 집에 있는 맥주 한병을
비우고 미지의 대륙을 탐사하는 콜럼버스의 심정으로 더블클릭.


내용은 이렇습니다. 장소는 바다건너 양키들이 살고 있는 기숙사. 이쁘장하게 생긴 한 소년이
있습니다.(이하A)그에게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물론 남자입니다. 그는 한눈에 보기에도 매우
거칠고 남성적입니다(이하B). 어떻게 하면 그와 친해질까 고민하던 소년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
B가 세탁소에서 나오는 틈을 노려 음료를 든 컵을 든채로 부딫혀 그의 옷을 적셔버립니다.
화가 난 B는 거친 남성답게 A를 벽으로 밀치며 Fuck을 연발합니다. 하지만 그의 속마음은 A와
Fuck을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몇마디의 대화가 오간 후 B는 A의 머리를 자신의 하반신으로
가져가고....아아...으아아아.....



몇가지 인상 깊은 점.

1. 지금까지 보았던 어떠한 영화. 야동보다도 에로틱하게 키스를 한다.


2. 피삽입자(딱히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아 ㅈㅅ)는 성교시 자신의 똘똘이를 만진다.


3. 알고 있었지만 사람의 항문이란 신축성이 엄청 좋구나.


4. 소년이 너무 여리여리하여 순간 나에게도 정체성의 혼란이 올 뻔 했음.

 


전 친절한 한국인입니다.

오늘 회현에서 명동으로 걸어가는데, 회현역에서 우왕ㅋ좌왕ㅋ 하는 일본인 둘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디가시냐고 물어봤더니 명동을 가신다길래 저도 명동가니 절 따라오라고 했습니다.


걸어가며 이런 저런 얘길 하다가, 한 여자가 "포키의 날이 뭐하는 날이에여?"라고 물어보았습니다.


아, 한국에서 파는 빼빼로란 과자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는 날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줬습니다.


그랬더니 이 여자가 하는 말이 "님은 오늘 빼빼로 좀 받으셨어여?"라는겁니다.


그래서 전.............


"하하 전 그런거 필요 없습니다. 줘도 안먹어요" 라고 당당하게 말했지만 그 여잔 봤을겁니다.


제 얼굴에 드리워진 그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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